여성 성상품화 한 풀무원샘물… "난 네가 속물이어도 괜찮아"
여성 성상품화 한 풀무원샘물… "난 네가 속물이어도 괜찮아"
  • 장성혁 기자 노경석 기자
  • 승인 2019.02.14 09:4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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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네가 속물이어도 괜찮아’
‘요 물, 아주 요물일세?’

 

풀무원샘물 조현근 대표이사
풀무원샘물 조현근 대표이사

“남성은 야근하는 모습이고 여성은 민소매 차림에 ‘요물’이라고 표현해 놓은건 엄연한 성차별입니다.”
풀무원샘물(대표 조현근)이 ‘소비자들과의 양방향 소통’이라며 진행했던 이벤트가 되레 제품 이미지를 실추시켰다. 성차별을 연상시키는 문구를 생수 라벨에 넣으면서 소비자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는 것. 
풀무원샘물은 지난 9월 자사 공식 SNS를 통해 ‘한 줄 백일장 水詩(수시)모집’ 이벤트를 진행하고 물에 대한 문구를 공모했다. 최종 선발된 작품은 ▶야근은 밀물, 월급은 썰물, 이 물은 샘물 ▶난 네가 속물이어도 괜찮아 ▶요 물, 아주 요물일세? 등 총 세 가지이다. 
풀무원샘물 측은 작품에 대해 “직장인을 응원하는 마음을 잘 표현했다”며 “나머지 두 문구의 경우 지하 천연암반수인 ‘풀무원샘물 by Nature’의 뛰어난 품질과 특징을 잘 표현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풀무원샘물은 해당 문구를 라벨에 적용한 ‘풀무원샘물 by Nature’ 500ml 및 2L 에디션을 지난해 말 출시했다.
하지만 해당 제품에 대해서 소비자들이 성차별적인 요소를 담고 있다며 반발했다. ‘속물’과 ‘요물’이라는 단어가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이라는 것. 특히 라벨에 포함된 일러스트 속 캐릭터들의 옷 차림에도 성차별적인 요소가 담겨 있다. 남성은 정장을 입고 있는 반면 여성은 민소매를 입고 셀카를 찍는 모습을 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시대에 역행하는 마케팅이다” “제품 특성을 저급하게 나타내야 하나”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직장인 여성 A(28) 씨는 “‘야근은 밀물, 월급은 썰물’이라고 표현하면서 라벨에는 정장 입은 남성을 사용하고 ‘요 물, 아주 요물일세’ 라벨에는 민소매 입은 여성을 사용한 건 마치 ‘남자는 열심히 일하고 여성은 노는 사람이라는 식의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는거 아니냐”며 “도대체 이런 문구를 생각도 안하고 선정한걸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결국 풀무원샘물은 해당 제품의 생산을 중단했다. 회사 측은 “1월 제품 생산을 중단하고 일부 유통된 생수 이외에 전량 폐기처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온라인에서 소비자들의 비판이 계속되고 있어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그동안 풀무원샘물이 보여 왔던 ‘사회적 책임경영’에 대해서 소비자들의 느꼈던 긍정적 이미지가 이번 ‘성차별적 라벨’로 인해서 상당히 실추됐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관계자는 “시장 점유율도 낮은 상태에서 무리한 마케팅 시도는 회사의 운명을 가르는 중대한 실수가 될 수 있다”며 “풀무원샘물의 경우 부정적 이미지 확산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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뀨잉 2019-03-07 19:33:56
힘내 풀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