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툭' 생수 입니다"…스마트폰으로 두드려 사물을 인식하는 신기술 개발
"'툭툭' 생수 입니다"…스마트폰으로 두드려 사물을 인식하는 신기술 개발
  • 강수진 기자
  • 승인 2019.10.02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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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나 RFID없이 사물에 접촉만으로도 98%정확도로 인식

'빈 물통을 스마트폰으로 노크해 자동으로 물을 주문한다'

기존 사물 인식 기법과 다르게 카메라나 RFID 등 전자태그 없이 접촉만으로도 높은 정확도로 사물을 인식하는 신기술이 개발됐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생수와 음료 등의 시장에도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과학기술원 전산학과 이성주 교수 연구팀이 스마트폰으로 두드려 사물을 인식하는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스마트폰을 이용한 사물인식은 사진을 촬영하거나 RFID 등 전자 태그를 제품에 부착해 여기에서 나오는 전자신호로 인식하는 방법뿐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들은 카메라를 이용해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번거로움과 어두운 환경에서는 사용하지 못한다는 점, 전자 태그의 가격부담과 인식하고자 하는 모든 사물에 태그를 부착해야만 높은 정확도로 사물을 인식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과학기술원 이성주 교수는 "최근 미국의 한 연구팀에서 전자기기가 내는 독특한 전자파를 이용한 사물 인식 기법을 제시했지만 사용 스마트폰 외에 추가적인 안테나 장착이 필요하며 사물 인식 범위가 전자기기로 제한된다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이성주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노커 기술'은 카메라 등 별도의 기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연구팀에 따르면 노커 기술은 물체에 '노크'를 해서 생긴 반응을 스마트폰의 마이크, 가속도계, 자이로스코프로 감지하고, 이 데이터를 기계 학습 중 한 종류인 Support Vector Machine을 통해 분석해 사물을 인식한다. 노커는 이러한 멀티모달(mult-modal) 센싱 방법을 통해 노이즈에 취약한 소리의 한계를 모션 센서(가속도계 및 자이로스코프)로 극복하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기존 스마트폰에 탑재돼 있는 센서만을 이용하므로 추가적인 장비가 필요없다"며 "또 별도의 기기를 쓰지도 않고도 높은 정확도로 사물을 인식할 수 있어 기존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연구팀이 책, 노트북, 물병, 자전거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23종의 사물로 실험한 결과 혼잡한 도로, 식당 등 잡음이 많은 공간에서는 83%의 사물 인식 정확도를 보였고, 가정 등 실내 공간에서의 사물 인식 정확도는 98%에 달했다. 게다가 상용 스마트폰으로 구현한 노커의 사물 인식에 소요되는 시간은 0.2초에 불과했다. 

본 연구는 과기정통부 차세대정보컴퓨팅기술개발사업 및 정보통신‧방송 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지난달 유비쿼터스 컴퓨팅 분야 저명 학회인 ACM UbiComp에도 발표된 바 있다.

이성주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특별한 센서나 하드웨어 개발 없이 기존 스마트폰의 센서 조합과 기계학습을 활용함으로써,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어 더욱 의미가 크다”며 “사용자와 사물의 상호작용을 보다 쉽고 편하게 만들어주는 기술인 만큼 활용 분야도 매우 다양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교수팀의 연구 결과가 알려지면서 관련 업계, 특히 생수와 음료 시장은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실제 연구팀은 빈 물통을 스마트폰으로 노크하면 자동으로 물을 주문하거나,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활용해 취침 전 침대를 노크하면 불을 끄고 알람을 자동으로 맞추어 주는 등 '노커 기술'의 구체적인 활용 사례 15개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생수업체는 "생수를 구매하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주문을 하는 것이 번거로울 수 있는데 노커 기술이 상용화되면 손 쉽게 주문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자사 앱에 새로운 기능으로 첨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으로 사물을 두드려 인식하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스마트폰으로 사물을 두드려 인식하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편집=조아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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