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 차단제 화학성분 분해하는 신종 미생물 발견
자외선 차단제 화학성분 분해하는 신종 미생물 발견
  • 노경석 기자
  • 승인 2022.07.28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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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도코커스 옥시벤조니보란스
로도코커스 옥시벤조니보란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최근 수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는 화합물질 '옥시벤존'을 분해하는 신종 미생물을 찾아냈다고 28일 밝혔다. 

옥시벤존(벤조페논-3)은 빛에너지를 열에너지로 전환해 빛을 차단하는 화학적 특성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UV차단제, 헤어스프레이, 가구 마감재, 플라스틱의 변색방지제 등 빛 차단에 쓰이는 다양한 생활용품 제조에 사용되는 원료물질이다. 하지만 해당 물질은 수생태계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자외선 차단제 제조에 배합한도를 5%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하와이의 경우 산호초에 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옥시벤존이 합유된 자외선 차단제 판매를 2021년 1월부터 금지하고 있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중앙대 생명과학과 소속 전체옥 교수 연구진과 공동으로 2019년부터 추진 중인 '인공화합물 사용에 의한 수질오염을 저감할 수 있는 생물소재 개발연구'를 통해 옥시벤존을 분해하는 신종 미생물을 인천 산업단지 인근의 하천에서 찾아냈으며, '로도코커스 옥시벤조니보란스'란 학명을 부여했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관계자는 "'보란스'는 '먹어치우다, 삼키다'의 뜻을 가진 라틴어로서 해당 미생물이 옥시벤존을 먹어치운다는 의미를 담아 학명을 부여했다"라며 "'로도코커스' 속의 생물 종은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80종, 우리나라에서는 4종이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공동 연구진은 이번 신종 미생물이 옥시벤존을 분해한다는 사실 뿐 아니라 난분해성인 옥시벤존을 산화시키는 효소를 찾아 내는 등 유전자, 효소, 대사체 확인을 통해 생물학적 분해 기작을 분석했다. 

유호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장은 "이번 연구는 잠재적인 유해성을 갖는 난분해성 유기화합물을 제고할 수 있는 미생물을 발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미생물의 분해 기작에 대한 과학적 근거까지도 밝혀낸 것에 의의가 있다"라며 "앞으로 담수미생물을 활용한 하·폐수 처리기술을 추가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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