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 파크 조성은 뒷전', 이월드 소음 부르는 신규 놀이기구 만들어
'워터 파크 조성은 뒷전', 이월드 소음 부르는 신규 놀이기구 만들어
  • 노경석 기자
  • 승인 2019.01.1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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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계획만 밝혀놓고 아무것도 진행안돼...'주가 올리려는 작업이었나' 지적도

‘스카이드롭에 밀려난 워터 파크’
수년간 지지부진한 이월드의 워터 파크 조성사업이 ‘소음 민원’이라는 암초를 결국 벗어나지 못해 무산될 위기에 쳐했다. 이월드가 신규 놀이기구를 올 3월 가동하기로 하면서 또 다시 인근 주민들의 ‘소음 민원’을 의식해 워터 파크 조성을 내부적으로 2, 3년 뒤로 미루기로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2014년 4월 이월드의 모회사인 이랜드그룹은 이월드 주차장 3만6천㎡ 부지에 500억 원을 들여 지하 2층, 지상 4층의 연면적 10만㎡ 규모, 하루 방문객 5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워터 파크를 2017년까지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계획한 시기가 2년을 지나도록 진행된 것이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일부 언론에서 이월드의 워터 파크 조성사업이 올해 시작될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이마저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월드의 워터 파크 사업을 밀어낸 것은 바로 ‘스카이드롭’이다. 이월드는 지난해 10월 83타워 광장에 ‘스카이드롭’ 설치 공사를 시작했다. 올 2월까지 공사를 마친 뒤 3월부터 본격 가동을 할 예정이다. 높은 상공에서 수직으로 떨어지는 놀이기구인 ‘스카이드롭’은 탑승객의 비명 소리가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이월드는 주변 지역에서 새로운 민원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워터 파크 사업 추진을 잠시 멈췄다. 

이월드가 83타워광장에 새로운 놀이기구 '스카이드롭'을 짓고 있다. 사진=노경석 기자
이월드가 83타워광장에 새로운 놀이기구 '스카이드롭'을 짓고 있다. 사진=노경석 기자

 

이월드 측은 “최근 워터 파크 조성을 위해 대구시와 함께 주민 공청회도 개최하는 등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있었지만 신규 놀이기구로 인한 소음 민원이 나올 것으로 보여 당분간 워터 파크는 진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이월드가 워터 파크 조성 사업에 대한 계획을 밝혔을 당시에 인근 주민들은 교통난과 소음 등의 문제를 들어 반대해왔다. 놀이기구에서 나오는 소음보다 더욱 심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월드는 워터 파크 부지를 소음이 적은 쪽으로 옮기는 등 사업 계획 변경을 검토하기도 했지만 지지부진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016년 7월 이월드가 신규로 ‘메가스윙’이라는 놀이기구를 도입하자 인근 주민의 소음 민원이 더욱 심해졌다. 메가스윙과 주민이 머무르는 주택가는 직선으로 약 200m 떨어져 있다. 
더구나 이번에 들어서는 ‘스카이드롭’의 경우 위치상 130m 떨어진 곳에 주택가가 자리해 있다. 소음 민원이 더욱 심각해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이월드는 결국 당장 놀이기구 소음민원부터 해결하지 못한다면 워터 파크 조성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월드 관계자는 “2020년은 지나야 워터 파크 조성 사업에 대해서 논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소음 민원으로 워터 파크 조성 사업이 힘든 상황에서 또 다른 소음을 일으키는 놀이기구를 우선적으로 만드는 이월드의 행태가 모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워터 파크 조성에 별 다른 관심이 없어 보인다는 것. 일각에서는 워터 파크 조성 사업 등을 밝히면서 주식 가격을 띄웠던 이월드가 회사 가치만 올려놓고 제대로 된 투자를 하지 않는 ‘먹튀’를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실제 첫 워터 파크 조성 계획이 나오기 전 2014년 4월 초순 이월드의 가격은 760~780원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계획을 발표(4월 10일)하기 직전인 7일과 8일 이틀 상한가를 기록했다. 
한 증권가 직원은 “사업 계획 발표의 영향만으로 주가가 뛰었다고 볼 수는 없지만 당시에 이월드의 계획을 보고 주식을 매입한 이들이 많았다”며 “하지만 5년이 돼가는 지금 사업계획이 진행되지 않는 것에 대해서 사람들은 당연히 비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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